대법, 용역 공급장소 판단… "공급받는 자의 협력행위 장소도 고려해야“
페이지 정보
작성일작성일 22-09-16 16:32 조회6,296회관련링크
본문
대법, 용역 공급장소 판단… "공급받는 자의 협력행위 장소도 고려해야“
해외에서 마스터카드를 사용하여 결제하는 경우에도 국내에서 용역이 공급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최근 "역무가 제공되기 위해서 이를 제공받는 자의 협력행위가 필요한 경우에는 그 협력행위의 장소도 아울러 고려하여 역무의 중요하고도 본질적인 부분이 어디에서 이루어졌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라고 판결하였다.
부가가치세법은 국내에서 용역이 공급되는 경우 과세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국외에서 용역이 공급되면 우리나라에서 부가가치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세법은 용역이 공급되는 장소를 역무가 제공되거나 재화, 시설물 또는 권리가 사용되는 장소로 규정하고 있다.
세법 규정은 이와 같은데, 국내와 국외에 걸쳐 역무가 제공되는 경우 어디에서 역무가 제공된 것인지 분명하지 않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이와 관련한 분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단일한 용역의 중요하고 본질적인 부분이 국내에서 이루어진 경우에는 용역의 일부가 국외에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용역의 제공 장소는 국내로 보아야 한다고 반복적으로 설시하여 왔다.
이러한 내용에서 나아가 이번에는 용역을 제공받는 자의 협력행위가 이루어진 장소도 아울러 고려하여 용역의 공급장소를 판단해야 한다는 새로운 판시가 나온 것이다.
한국 카드사들은 마스터카드사와 라이센스계약을 체결하여 마스터카드사의 상표를 부착한 신용카드를 발급하여 왔다. 그리고 한국 카드사들은 마스터카드사가 운영하는 국제 결제 네트워크 시스템을 통해 신용카드의 국외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받아 왔다. 그 대가로 신용카드 국내 결제금액 및 국외 결제금액에 일정한 비율을 곱한 금액을 마스터카드사에 지급하여 왔다.
이러한 지급 금액이 부가세 과세대상인지가 문제된 것이다. 즉, 마스터카드사가 제공하는 역무가 국내에서 제공된 것인지 여부가 문제인 것이다.
신용카드 국외 결제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고객이 신용카드를 해외 가맹점에서 사용하면, 마스터카드사는 자사 네트워크 시스템을 통하여 한국 카드사에게 관련 거래정보를 전달한다. 한국 카드사가 이를 확인하면, 위 시스템을 통하여 신용카드의 결제 및 대금정산이 진행된다. 일련의 과정 속에서 한국 카드사가 국내에서 수행하는 역할은 마스터카드사가 설치해준 네트워크 장비를 통하여 위 시스템에 접속하고, 해외결제 관련 정보를 수령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마스터카드사는 해외에서 카드 결제 관련 정보를 취득하고, 해외에 있는 시스템 서버를 통하여 이를 처리하고 보관하며, 한국 카드사에게 전송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은 '국내카드사가' 그 사업장에서 마스터카드사의 결제 네트워크 장비를 통해 국제 결제 네트워크 시스템에 접속하여 신용카드 거래 관련 정보를 전달받거나 전달한 행위가, 역무의 중요하고도 본질적인 부분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국내카드사의 행위는 모두 국내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마스터카드사의 용역 공급장소는 국내라고 본 것이다. 용역을 공급받는 자의 협력행위가 이루어지는 장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법리가 적용된 결과로 보인다.
용역의 공급장소는 국제적인 요소가 개입된 부가가치세 소송에서 자주 다투어지는 쟁점이다. 하지만 세법에서 용역의 공급장소를 판단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도 않고, 기존 판례들도 단지 '용역의 중요하고 본질적인 부분'이 이루어진 곳을 기준으로 한다고만 추상적으로 판시하였기에, 판단에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이 사건과 같이 전자적으로 이루어지는 용역 공급거래의 경우, 용역을 공급하는 자와 용역을 공급받는 자가 서로 다른 국가에 있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는데, 이러한 경우는 문제가 더욱 복잡해진다.
대상판결이 '용역을 공급받는 자의 협력행위를 고려하여 용역의 공급장소를 판단해야 한다'는 설시를 한 것은, 조금이나마 판단 기준을 구체화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다만, 공급하는 자의 행위보다도 공급받는 자의 협력행위가 더 본질적이고 중요한 상황은 상정하기가 어렵다는 점에서는 여전히 한계점이 남는다.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두35282 판결
<자료출처 : 조세일보>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