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과세 소고(小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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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작성일 15-11-16 09:41 조회15,664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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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과세 소고(小考) -김기명세무사
정부가 추진하는 종교인과세문제에 이해당사자는 물론 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까지 나서서 혼잡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어 심히 우려된다. 실상을 정확하게 알아야 올바른 방향이 세워질 것이다. 과세의 적법타당성, 과세실익, 과세이유 등이 명료하게 가려져야 하고 그런 토대 위에서 과세 여부를 논해야 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세법전문가들은 종교를 이해하지 못하고 종교인들은 세법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서로 자기주장만을 내세운다면 끝없는 논쟁으로 이어질 뿐이다. 여기에서는 과세도입의 문제점을 중심으로 고찰해보고자 한다. 국가가 그 엄중한 입법권을 사용하는데 추호도 오류가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Ⅰ. 우리나라 소득세제의 기본
우리나라 소득세제는 소득원천설을 기반으로, 열거주의에 의거 과세소득을 법정한다. 이에 따라 과세대상은 종합소득(이자소득·배당소득·부동산임대소득·사업소득·근로소득·연금소득·기타소득 등 7종소득의 합계액), 퇴직소득, 양도소득 등 총 9종의 원천별 소득으로 구분하여 법에서 열거해 정하고 있으며 법에 열거하지 않은 소득은 과세대상이 아니다. 이러한 현행법 체제 하에서 종교인 소득을 과세대상으로 한다면 사업소득, 근로소득, 기타소득의 하나로 취급해야 할 터인데 어떤 것으로 하던 문제가 있다. 또 하나 손해변상금을 소득으로 볼 수 없는 것처럼 희생과 봉사에 대한 사례금을 소득으로 볼 수 있느냐는 문제도 짚어보아야 한다. 헌정 이후 종교인과세를 법제화하지 못한 근본원인이 여기에 있다고 볼 것이다.
Ⅱ.법제화의 문제점
1. 소득형성의 문제
소득이란 외부로부터 획득한 경제적 가치다. 소득을 얻기 위해 투입시키는 경제가치(INPUT)가 있는 경우에는 이를 초과하는 경제가치의 수입(OUTPUT)이 있어야 소득이 생긴다.
* OUTPUT-INPUT=소득(-일 경우 손실) / 그래서 손해변상금은 소득이라 하지 아니한다. 변상금(OUTPUT)이 손해(INPUT)를 초과하지 않기 때문이다.
종교인 소득은 이러한 소득 원리를 적용할 수 없는 특성을 가진다. 종교인은 소득을 목적으로 근로를 하는 것이 아니고 신에 대한 헌신과 봉사를 하기 위해 자기희생을 바친다. 이런 종교인에게 사례금 등의 경제가치가 제공되었다 하더라도 희생가치(INPUT)를 초과하는 경제가치의 수입(OUTPUT)이 있다고 볼 근거가 없다. 이처럼 소득형성이 불가능하여 소득세 차원에서 다룰 수가 없다.
2. 사업소득 과세의 문제점
사업소득이란 영리를 목적으로 자기 책임과 계산 하에 계속적 반복적인 경제활동을 통해 얻는 소득을 말한다. 종교는 사업이 아니고 영리를 목적으로 할 수도 없으며, 자기 책임과 계산 하에 이루어지는 경제활동도 아니다. 종교기관의 모든 재산은 총유로써 어떤 개인에게 분배되거나 개인의 이익으로 귀속시킬 수 없다. 따라서 사업소득이 될 수 없다.
3. 근로소득 과세의 문제점
성직자가 받는 생활비를 근로소득으로 과세하려면 근로소득에 해당하는지가 명백해야 한다. 근로소득이란 보수를 목적으로 육체적 정신적 노동을 제공하고 받는 경제적 가치물을 말한다.
보수를 목적으로 할 때 성립하는 소득이다. 그러나 모든 성직자는 보수를 목적으로서가 아니고, 신의 부름에 대한 소명을 가지고 자기의 모든 것 심지어는 죽음까지도 기꺼이 바칠 각오로 성직을 택하고 수행하는 사람들이므로 자신을 근로자라고 보는 사람이 없다. 보수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성직자가 아닌 근로자로 볼 수 있겠다. 성직과 일반근로와의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
(1) 근로자는 고용주가 사람이다(회사 또는 기업의 경우도 의인화된 인격임). 그러나 성직자(이하 글의 전개 편의상 목사를 지칭하는 것으로 하겠다)는 고용주가 하나님이다. 목사는 신자들에게 고용된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부르심에 따라 하나님의 종으로 사역한다. 목사의 지위는 피고용인이 아니다.
(2) 근로자는 근로계약에 의해 근로범위가 일정한도로 정해진다. 그러나 목사의 사역범위는 거의 무제한에 가깝다. 기본적으로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고 성례를 거행하며 교회를 치리한다. 구체적으로는 설교,교육,상담 등의 가르침(Teaching), 전도?구제?봉사활동 등의 복음전파(Preaching), 관혼상제를 위시한 각종예식집례?병자구호 등의 치유사역(Healing) 뿐만 아니라 교회운영관리부문까지 이르는 전천후 사역을 한다. 교회 안팎의 개인?가정?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것으로 결국 업무범위가 정해지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3) 근로자는 근로계약에 의하여 근로시간과 휴일 등이 정해진다. 그러나 목사는 사역범위가 무제한인 만큼 사역활동시간도 무제한에 가깝다. 한 밤 중이라도 성도가 필요로 하면 달려간다. 잠자다가도 교회가족이 운명을 앞두고 기도를 요청하면 쫓아가야 한다. 교인이 500명이라면 그 500명의 사정에 따라 매일의 일과를 치르게 되는 것이다. 이러니 근로기준법의 근로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법적 차원에서 보더라도 목회자는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의 적용대상자에 들어갈 수 없다.
(4) 성직자를 근로자로 볼 수 없는 결정적 이유는 보수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근로자는 보수를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다. 그러나 성직자는 종교적 신념에 따라 신의 부름에 대한 소명으로 신에게 봉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수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한다. 소득세 면세점 이하의 근로자가 약 30% 정도인데 비하여 목회자는 80%에 이르는 현실이 이를 증명한다. 또 직업이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 종사하는 일이라고 정의된다. 따라서 성직은 직업도 아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성직을 택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근로자는 ①근로계약에 따라, ②자신의 노동력을 고용주에게 제공하고, ③그에 대한 대가로 급료를 받는 ④피고용자를 말한다.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근로자는 근로관계를 전제하고 있는 것이므로, 현실적으로 타인에 의하여 결정되는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하는 자는 근로자라 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근로관계가 없는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의 적용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계약명칭에 상관없이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하에서 노무를 제공함으로써 실질적인 사용종속관계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 할 수 있다.
기독교회는 대의정치 원리에 의한 교회정치 체제를 갖는다. 각 교단 총회에는 노회가 있고, 각 노회에 속한 목사를 신자들의 청원에 의해서 노회가 교회에 파송한다. 이처럼 목사는 교회의 피고용인이 아니고 주인도 될 수 없다.
법률상 정의에서도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사업 또는 사업장의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근로자라 한다. 근로기준법에서는 계약상으로 청부 또는 개인 사업주로 되어 있는 사람도, 실질적인 사용 종속 관계에 놓여 있다면 노동자로 본다. 대법원은 사용 종속 관계를 아래의 기준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1.근로의 내용 2.취업규칙의 적용 여부 3.근로시간의 구속 여부 4.보수의 성격(임금이 근로의 대가에 의한 것인지 여부) 5.비품, 원자재 및 기자재의 소유관계 6.사회보험(고용보험, 산재보험, 건강보험, 국민연금) 적용 여부 7.사용자의 구체적인 지휘명령 여부 8.근로자가 스스로 제3자를 고용하여 대체할 수 있는지 여부 9.당사자의 경제적 사회적 조건 10.근로관계의 계속성 11.사용자에의 전속성 12.기본급이나 고정급 여부 13.근로소득세 징수 여부
이상 모든 내용에 비추어 목회자 사례비를 근로소득으로 취급하기에 문제가 있다.
“목회자가 받는 사례비는 종교적 신념을 따라 봉사한 것에 대한 것이므로 임금으로 볼 수 없다”는 판례가 나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현행 세법의 근로장려금 지급대상자에 목회자가 제외되어 있다는 것은 세법 역시 목회자를 근로소득자로 보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4. 기타소득 과세의 문제점
현행 소득세법은 기타소득으로 과세하는 대상을 25종으로 열거 규정하는데 이들 소득의 특징은 일시적 우발적 경제이득이라는 점에 있다.
여기에 26번째로 종교인소득을 새로 규정해 과세파이프를 연결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반복적 계속적으로 발생하는 목사의 사례비를 일시적 우발적 소득의 카테고리에 포함시키고자 하는 것은 소득세법 법리에 어긋난다.
Ⅲ. 과세실익 면에서의 문제
2015년 8월 19일자 한국일보 기사에서 “종교인과세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당장 내년부터 적용된다고 해도 종교인의 세 부담은 그다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전체 종교인 23만 여명 가운데 과세미만자 약 80%를 제외한 4만~5만 명 정도가 과세 대상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일부 초고소득자를 제외하면 평균 실효세율도 1% 미만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세수효과에 대해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100억 원 정도의 세수가 추가로 걷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자발적으로 소득세를 납부하는 성직자와 종교단체 사무직원 수는 2만5천 명 정도로, 이들에게 걷히는 한 해 세수는 81억원(2013년 기준) 정도라고 밝히고 있다.
오히려 종교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저소득 성직자에게 근로장려세제(EITC)가 적용될 경우 종교인 과세를 통해 걷는 세수보다 이들에게 지출해야 할 세수가 크다는 분석도 소개했다.
EITC는 외벌이 가족 기준으로 연간 총 급여 2,100만원 미만일 경우 연간 최대 170만원을 정부에서 지원하는 제도인데, 국회예산정책처는 개신교 교직자 8만 여명이 연간 737억여 원의 EITC 혜택을 볼 것으로 추정한다.
이상의 내용을 요약하면 과세인원 4~5만 명(자진납부자 빼면 1만5천~2만5천 명)에 세수총액은 181억 원(자진납부액 빼면 100억 원)이 된다. 중규모 기업 한 곳에서 거둘 수 있는 정도의 세금에 불과하며, 근로자장려세제로 지출할 금액이 737억 원이므로 오히려 556억 원의 재정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는 정부가 종교인소득과세를 법제화하려는 것은 다른 저의가 있다고 종교계는 우려한다.
특히 이 법이 개신교를 타깃으로 하는 것으로 보여(개신교의 종교인 수가 월등히 많다), 특정종교에 템플스테이사업과 불교문화재 보호명목으로 1년에 약 1천억 원 넘게 정부가 지원하는 것과 맞물려 종교편향 시비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세수목적이라면 이 돈만 아껴도 종교인과세를 들먹일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Ⅳ. 과세 주장론과 반대론
1. 복지수요 증가에 따른 세원확대
종교인과세를 찬성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주장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근로소득세로 과세할 경우 세수총액 181억 원에 근로장려금 지급액 737억 원으로, 오히려 556억 원의 세수감소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 주장은 잘못된 것이다.
2. 국민개세주의와 과세형평성
종교인과세를 찬성하는 사람들이 둘째로 많이 주장하는 내용이다. 완전한 국민개세주의는 소득이 있는 모든 국민이 빠짐없이 소득세를 무는 것이다.
그러나 2013년 통계청 자료를 보면 근로자의 약 32%에 해당하는 512만 여명이 세금을 한 푼도 안내는 것으로 되어있다. 이런 처지에 2만 명 내외의 종교인과세를 국민개세주의에서 접근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더욱 법에 과세소득으로 규정하지 않아 세금을 내지 않는 소득도 있듯이 국민개세주의에도 정책적 고려와 판단이 작용한다.
그리고 목회자들이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소득세를 물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개세주의에 반하는 것이 아니고, 또한 다른 세금은 일반 국민과 똑같이 다 물고 있는 만큼 국민개세주의의 치외법권 지대에 있는 것도 아니다.
과세형평성 역시 획일적으로 적용되는 원칙이 아니다. 비과세 면세 감면은 과세형평성을 무너뜨리는 주범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연간 약 33조원 규모의 조세지출(조세감면)이 이루어지고 있다. 조세감세가 이루어지면 당연히 다른 납세주체가 그 공백을 메워야 한다. 과세형평에 역행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정책목적 달성을 위해 불가피하게 감세정책을 사용하는 것이다.
과세 필요성을 주장함에 있어 같은 근로소득자로서의 형평성을 말하기도 하나 이미 보았듯이 일반근로소득과 성직자의 사례비는 서로 다른 것이므로 양자를 연관시켜 형평성을 논할 수 없다.
3. 헌법상 납세의무
혹자는 종교인과세를 주장하면서 헌법이 정하는 국민의 4대의무로서 납세의무에 대한 규정을 적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헌법에서 조세의 종목과 세율은 법률로서 정한다고 하여 납세의무를 논하기 위해서는 세법의 문제로 돌아가기 때문에 별도로 다룰 실익이 없다.
4. 다른 나라의 예
OECD국가 중 우리나라만 종교인과세를 안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이 주장에 많은 왜곡이 있다고 종교계는 항변한다. 나라마다의 특성이 존재한다.
종교인과세도 이러한 특성이 고려된 것이다. 오늘날 여러 선진 민주국가들이 종교인 과세를 시행하는 경우, 먼저 정교분리라는 종교의 특수성을 인정하여 종교와 종교인을 보호하는 입장에서 제도를 시행하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고 종교계는 주장한다.
13억 명의 신자를 가진 이슬람교는 정교일치일 뿐 아니라 종교가 국가를 다스린다. 성직자 과세나 장부를 보자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21억 명의 기독교신자를 가진 서구 민주주의 국가인 영국,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기독교가 국교로 시작된 나라이다. 국가와 교회 모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존재한다. 그래서 국가교회의 형태를 취한다.
이를 에라스투스 주의라고 하는데, 예를 들면 독일 루터교 목사는 법으로 사택의 규모까지 보장받는 공증인의 역할을 하는 별정직 공직자 신분이고, 신자들로부터 거둔 종교세로 생활을 보장한다.
미국은 우리와 같이 정교분리의 원칙을 채택하고 있다.
세금은 소득세, 사회보장세, 의료보장세의 3가지가 있다. 정교분리원칙에 따라 먼저 교회에 원천징수의무가 없고 판매세도 없고 세무조사도 없다.
성직자의 소득세는 셀프임플로이이(self-employee)의 신분으로 자진신고의무가 있다. 그러나 성직자에게 주는 주택보조금(Housing Allowance) 혜택을 통해 수입의 대부분을 소득공제로 보상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있다.
사회보장세와 의료보장세에서는 소득세 산정기준과 상관없이 자영업자(self-employed)로 분류하여 교회가 원천징수 할 필요를 없애고, 교회와 성직자의 관계에서 고용인과 피고용인의 관계를 제거함으로써 종교의 교란을 피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의 성직자과세는 형식상으로는 일반국민들과 같이 세금신고를 하되 주택보조금 혜택을 통해 실제로는 세금이 발생하지 않게 지원하는 한편 세법상 성직자 신분을 경우에 따라 달리 정의하기까지 해서 종교를 보호하고 성직자들을 지원하는 세제인 것이다.
또한 교회가 원천징수하지 않고 목회자가 스스로 신고하도록 자율성을 보장하여 종교의 자유가 제한되는 것을 차단하고 있다.
5. 종교기부금 면세와의 관계
현행 세법에서 종교의 보급 교화를 목적으로 하는 종교단체에 지출하는 개인과 회사의 기부금은 과세소득에서 공제시켜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
이는 종교가 국가에 끼치는 영향력이 현저하기 때문이고 그 대부분 금액이 실제로 종교 활동을 통한 국민정신과 양심의 계발 고양 교화에 사용되고 그중 일부가 목회자 생계 지원에 쓰인다.
목회자 생계비 역시 종교 활동의 하나임은 말할 필요가 없다. 이처럼 이미 정부가 과세권을 포기하여 지급한 기부금 중에서 유독 목회자 생계비만을 골라내어 다시 과세소득으로 챙기려 하는 것은 합리성이 없다.
6. 정교분리원칙과의 관계
우리 헌법 제20조는 제1항에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하고 제2항에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규정함으로써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의 원칙을 통해 종교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다.
국가로부터 종교(교회)의 자유(Freiheit der Kirche vom Staat)와 종교(교회)로부터 국가의 자유(Freiheit des Staats von der Kirche)가 실현되게 되어, 국가는 국교를 설립할 수 없으며, 각 종교단체를 평등하게 대우하여야 하며, 종교도 국가나 정치에 대하여 중립을 지킬 것이 요구된다.
정교분리(政敎分離, separation of church and state)의 사전적 의미는 교회와 국가가 분리된 형태를 말한다. 정교분리는 '격리'가 아니고 말 그대로 '분리'하는 것이다.
즉 '속권(국가)'과 '교권(종교)'이 상극(相剋)하지 않게 상합(相合)하고 조화한다는 뜻으로 교회와 국가가 상호 간섭하지 않고, 서로의 영역을 인정하는 형태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토마스 제퍼슨 대통령이 정의한대로, “국가권력이 교회를 탄압할 수 없고, 과세할 수 없으며, 간섭할 수 없다”는 원칙을 굳게 지키고 있다.
이런 정교분리원칙을 무시하고 일부에서 만인은 평등해야 한다는 주장을 앞세워 종교인과세를 압박하고 있다. 불교, 천주교, 기독교 등의 종교적 활동은 봉사와 희생의 영역이기에 ‘종교단체와 기업’, ‘종교인과 근로자’의 활동을 엄격히 구분해서 봐야 한다.
만일 종교인 과세가 이루어진다면 종교에 대한 국가권력의 개입이 사실상 허용되고 결국 정교분리원칙은 무너지고 만다. 종교는 여론형성을 위한 강력한 커뮤니티로서 종교지도자의 리더십을 통해 가장 열정적이고 희생적인 활동마저 마다하지 않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집단이다. 이 힘이 반정부적 성격을 띤다면 큰 부담을 갖는 것이 된다.
이처럼 정교분리원칙은 양측의 대결이나 야합을 막기 위한 완충장치이므로 이를 무너뜨리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종교인과세가 법제화되는 일이 없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이다.
7. 종교탄압 위험성
종교계가 종교인과세를 반대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종교탄압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세권은 정부가 가지는 통치권 중에 가장 강력한 권력이다. 여기에는 부과권 징세권 조사권 처벌권이 모두 담겨져 있어 자유민주제도에 있어 최고의 권력수단이라 할 수 있고, 그래서 정권 차원의 길들이기 용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보는 것이다.
Ⅴ. 맺는 말
위에서 본대로 과세명분, 과세실익이 없고 과세근거에도 여러 문제와 반론이 있는 만큼 입법에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기타소득과세는 소득세법상 소득원천과 분류체계를 무너뜨리는 것으로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종교인과세에서 또 하나 간과하면 안 되는 것은 종교 간의 형평성을 확보하는 문제인데 이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천주교의 신부나 수녀, 불교의 승려 등은 가정을 갖지 않기 때문에 가족부양 등의 문제가 없지만 개신교의 목회자들은 가정이 있기 때문에 생계방식에 큰 차이가 있다. 지급받는 생계비의 형태도 다르다.
이외에도 여러 다른 점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도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속권을 가지는 국가와 교권을 가지는 종교가 헌법이 요구하는 정교분리원칙의 토대 위에서 상극하지 않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좀 더 시간과 인내를 가지고 찾아내기를 기대한다.
※위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세무사신문 제663호(201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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